저는 교회의 성가대 지휘를 맡고 계신 아버지와 신앙에 남다른 열정을 가지고 계신 어머니 밑에서 태어났습니다. 표면적으로 가정의 문제는 없어 보였지만, 속으로는 깊은 갈등을 격고 있는 부모님들 사이에 있던 저의 유년시절은 지금도 거의 생각이 나지 않을 정도로, 아니 스스로 “나의 유년 시절을 기억에서 지웠을까?”하는 의구심마저 들게하는 행복하지 않은 시간들이었던 것 같습니다. 또한 가난과 잦은 이사로 참으로 힘든 유년시절을 지냈지만, 그래도 그 시간들을 버틸 수 있게 한 것은 작지만 늘 가족같이 따스하게 저를 받아준 교회였던 것 같습니다. 늘 학교가 끝나고 집에 오면 아무도 없는 텅빈 방에서 홀로 있었던 저에게 유일하게 무서움을 달래주었던 것이 바로 음악이었습니다. 그리고 음악과 함께 관심을 가지게 된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