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을 마무리하며 지난 주일에 참 뜻깊은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렸습니다. 그 어느 때보다 기쁘고 감사하고 감동적인 하루였습니다. 예수님의 생일을 기념하며 함께 모여서 예배드리고 또 말씀을 듣고 기도하는 것도 좋았지만, 예배 가운데 진행 된 안수집사 임직식은 내 평생에 가장 아름다운 날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저는 2017년 여름에 이 교회를 개척해서 현재까지 섬겨오고 있습니다. 이제 내년이 되면 10년차가 됩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에는 단 한 번도 안수집사, 장로, 권사 등의 임직식을 하지 못했습니다. 참 안타까우면서도 부끄러운 현실입니다. 왜냐하면 보통 안수집사가 세워지는 데에 걸리는 시간이 7~10년 정도 걸리기 때문입니다. 누군가가 한 교회에 와서 정착을 하고 신앙생활을 이어가고 또 교회에서 받아야 하는 훈련과 양육 등을 성실하게 했을 때에 보통 빠르면 7년 이상의 시간이 지나야 안수집사로 세워지게 됩니다. 그런데 우리 교회는 지금까지 박홍민 집사님 가정을 제외하고는 단 한 사람도 지속적으로 7년 이상을 출석 한 사람이 없었습니다. 대부분 1~2년 정도 교회를 다니다가 떠나거나 길어도 3년 이내에는 모두 교회를 떠났습니다. 결국, 교회 안에 리더로 세워야 할 사람을 찾기가 어려웠고 그동안 누구도 안수집사로 세울 수가 없었습니다. 이민교회가 겪는 일이기도 하고 역사가 짧은 개척교회가 겪는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서 이번 안수집사 임직식은 저에게 더 큰 은혜로 다가왔습니다.
얼마전에 굉장히 재미있는 로맨스 드라마를 보기 시작했습니다. 저는 보통 액션이나 스릴러를 좋아하는 취향이라서 절대 로맨스 장르를 보지 못하는데, 이상하게 이 드라마는 나의 마음을 따뜻하게 했습니다. 그리고 12월 25일 크리스마스 당일에 마지막 편을 보면서 이 드라마 시청을 끝냈습니다. 그리고 그 마지막 편에서 주인공 두 사람의 스토리의 서사를 보여주는 장면이 있었습니다. 별것 아닐 수 있어서 그냥 넘겨버릴 수도 있었지만, 저는 이 드라마 주인공들의 서사를 단 한 장면도 그냥 넘길 수 없었습니다. 계속해서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그 부분이 큰 감동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래서 아주 천천히 생각하며 그 장면들을 다시 떠올리며 보고 싶었습니다. 단 1분 동안에 이 드라마의 모든 하이라이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저는 목사로서 모세를 참 좋아합니다. 특별히 그의 인생의 서사를 수도 없이 읽고 또 읽으며 묵상 했습니다. 수 많은 그의 스토리 속에서 그가 느꼈을 감정들과 어려움들을 상상해 보았고, 그의 삶에 역사 하셨던 하나님의 일하심을 보며 감탄하고 감동하고 그리고 그의 결단과 실수, 연약함 등을 보며 때로는 슬프고 아프고 또 기뻐하기도 했습니다. 나는 모세의 스토리 중에도 특별히 신명기 34장의 이야기를 가장 좋아합니다. 1~4절 말씀에 보면 하나님께서는 모세를 데리고 여기로 맞은편 비스가 산꼭대기로 올라가신다. 그리고 그곳에서 약속의 땅 가나안을 보여주신다. 아주 자세하게 한 곳 한 곳을 보여주신다. 그리고 그곳이 자신이 아브라함과 그의 자손들에게 약속하셨던 그 땅이고 이제 이스라엘 백성들이 그곳으로 들어갈 것을 말씀하신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모세는 그곳에 들어가지 못할 것이라 말씀하신다. 그리고 그는 120세에 죽었다. 40년을 이집트의 왕자로 40년을 광야에서 도망자 신세로, 그리고 80세가 되어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40년간 이스라엘 백성을 이끄는 지도자로 헌신했다. 그러나 그는 약속의 땅에 들어가지 못했다. 그는 죽을 이유가 없을 정도로 건강했지만, 하나님은 그의 삶을 거기서 멈추게 하셨다. 그리고 그의 삶에 대한 위대한 찬사가 10~12절에 이어진다.
“그 후에는 이스라엘에 모세와 같은 선지자가 일어나지 못하였나니 모세는 여호와께서 대면하여 아시던 자요. 여호와께서 그를 애굽 땅에 보내사 바로와 그의 모든 신하와 그의 온 땅에 모든 이적과 기사와 모든 큰 권능과 위엄을 행하게 하시매 온 이스라엘의 목전에서 그것을 행한 자이더라”(신명기 34장 10~12절)
한 드라마의 주인공들의 스토리를 수도 없이 생각하고 곱씹어봤던 사람이 느끼는 드라마의 엔딩 장면, 그리고 모세의 삶을 수도 없이 묵상하며 그의 삶이 끝날 때에 그의 삶 전체를 떠올리며 느끼게 되는 감동은 나만의 것이다.
그리고 2025년 12월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며, 안수집사 안수식을 거행할 때 다른 사람은 누구도 모르는 그런 엄청난 은혜의 감동이 내 손끝을 통해 온 몸으로 전해져 왔다. 우리 교회가 시작되고 지금까지 이어져 온 것, 수 없이 아프고 고통스러웠지만 그럼에도 하나님이 계셔서 지금까지 이어올 수 있었던 그 은혜에 감사드린다. 그 엄청난 나만의 서사가 사진 한 장 한 장 내 머리속에서 스쳐지나갔다. 그래서 기도를 할 수도 없었고, 그저 감사의 눈물만 날 뿐이었다.
그렇게 한 사람의 안수집사가 세워진 것이다. 난 모든 성도들이 이 자리에 머물게 되기를 원한다. 꼭 이 삶을 경험하게 되기를 소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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