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교회가 된다는 것

YKCC 2023. 1. 23. 14:45

민감한 주제지만 꼭 한번은 다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스스로가 건강한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 아니면 해로운 신앙을 가지고 있는지 점검해보는 시간이 되면 좋겠습니다.

목회자로서 지난 17년간 여러교회를 거쳐서 사역을 하다보니 굉장히 다양한 사람들을 교회안에서 만나게 되었습니다. 착한 사람, 교양 있는 사람, 돈이 많은 사람, 성격이 급한 사람, 화를 내는 사람, 표정이 밝은 사람, 옷을 잘 입는 사람, 밥을 잘 사주는 사람, 늘 웃는 사람, 손 들고 찬양 하는 사람, 소통 잘하는 사람, 계획적인 사람, 말이 많은 사람, 말이 없는 사람, 웃지 않는 사람 등등. 자기가 살아온 배경과 환경속에서 정말 단 한 사람도 똑같은 사람이 없이 모두 다 자기만의 생각과 개성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이렇게 각기 다른 사람들이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교회안에서 문제와 갈등이 생기는 것을 경험했습니다. 그리고 문제와 갈등이 심화되고 깊어지게 되었을 때 사람들은 정확하게 두 부류로 나눠지게 되었습니다. 갈등을 당연하게 여기는 사람과 심각하게 여기는 사람으로 나뉘어 지는 것입니다. 더 정확하게 말하면, 갈등을 가지고 하나님께 기도하는 사람과 갈등을 사람의 방법으로 해석하고 분석하는 사람으로 나뉘어 집니다. 저는 오늘 후자의 사람들이 가진 해로운 신앙에 대해서 언급을 하고 싶은 것입니다. 

 

이 해로운 신앙을 가진 사람은 기본적으로 불만과 불평이 많습니다. 왜냐하면 자기의 눈에 거슬리는 것을 그냥 넘길 수 없고, 견딜 수가 없기 때문입니다. 교회는 하하호호 웃음이 가득해야 하고 따뜻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큰 소리가 나면 안되고 서로 다 이해하고 품어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다가 교회 안에 갈등이 생기거나 불편함이 생기면 우리 교회가 무언가 잘못되었다고 진단하기 시작합니다. 그래서 우리 교회가 더 노력하고 서로 맞춰주고 서로의 필요와 결핍을 잘 채워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면 우리 교회가 사람들 보기에 더 아름답고 분위기 좋은 교회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물론, 교회는 사랑이 많아야 하고 따뜻해야 합니다. 하나님을 믿는 그리스도인들이 모인 공동체이니 예수님을 닮아가는 거룩한 모습들이 가득해야 합니다. 그러나 교회가 사람의 필요와 결핍을 채워주기 위해 존재하는 공동체는 아닙니다. 사람이 주인공이 아니라는 뜻입니다. 교회는 하나님이 주인공입니다. 교회는 하나님과 교제를 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다른 어떤 것도 하나님과 우리와의 관계를 방해하거나 앞서서는 안되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는 너무도 많이 사람의 생각과 사람의 기준에 따라 교회를 이러니 저러니 판단하고 정죄합니다. 사람의 눈에 아름답고 매력있는 교회가 아니라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가 가득한 교회가 되어야 합니다.

 

우리가 만약 교회를 판단하고 정죄해야 할 것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과 우리 사이의 관계와 친밀함을 방해하는 요소들을 판단하고 제거해야 합니다. 내가 다니는 교회가 복음이 없고, 예수 그리스도가 선포되지 않으며, 누구도 예배에 관심이 없어서, 비본질적인 영역에만 충실하고 사람의 눈에 보기에만 아름다운 교회의 모습을 가지고 있다면 그 교회는 판단받아 마땅하고 하나님 앞에 죄로 알고 회개해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그런데 교회는 건물이 아닙니다. 모이는 장소를 뜻하지도 않습니다. 교회는 바로 우리들 입니다. 하나님의 부르심을 받아 불러내진 거룩하게 구별된 무리들이 바로 교회이고, 이것이 우리들의 정체성입니다. 그런데 위에서 언급한 해로운 신앙을 가진 사람은 절대 교회가 되지 못합니다. 쉽게 표현 한다면, 교회 안으로 온전히 들어오지 못합니다. 계속해서 교회 근처를 맴돌며 교회인 것처럼 말하고 행동합니다. 이처럼 교회가 된 사람과 교회 밖에 머무는 사람이 있습니다. 그럼 교회에 대해서 판단하고 문제가 많다고 여기는 사람은 교회가 된 사람인가요? 아니면 교회 밖에 머무는 사람일까요? 당연히 교회 밖에 머무는 사람입니다. 교회가 된 사람은 말로만 판단하고 정죄하지 않습니다. 교회가 된 사람은 분석을 하거나 자기의 기준으로 누군가를 비난하지 않습니다. 교회가 된 사람은 자기가 겪는 갈등과 불편함과 이해되지 않는 문제들을 하나님 앞에 가지고 나아가서 기도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면 우리는 하나님과 더 깊은 교제 가운데로 나아갈 수 있게 될 뿐만 아니라, 내가 가지고 있던 고민과 갈등까지도 해결되어집니다. 기도는 우리의 인간적인 부정적인 생각과 관점을 기대와 감사로 바꿔버리는 신비가 있기 때문입니다. 

 

저는 찬양인도자로 오랜기간 교회에서 예배를 섬겨왔습니다. 객관적으로 저는 찬양을 잘하고 예배인도를 잘합니다. 설교는 잘한다고 칭찬 받아본적 없지만, 찬양은 누구보다 잘한다고 목소리가 좋다고 수도 없이 많은 칭찬과 격려를 받아왔습니다. 그런데 저의 찬양의 탁월함이 저와 하나님과의 깊은 교제를 방해하게 될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이것이 죄가 될 수 있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언제부터인가 저는 수준 낮은 찬양팀을 보면 예배를 드리기가 힘들어졌습니다. 왜 목소리를 저러며, 왜 싱어들은 화음이 엉망이며, 왜 메인건반은 저렇게 오바를 하며, 왜 드럼은 박자가 저렇게 맞지 않는지.. 찬양인도자는 왜 기도인도를 못하는지.. 등등. 계속해서 판단만 하고 그 찬양팀의 문제점을 찾아서 분석하기를 즐겨했습니다. 그러면서 내가 저 자리에서 찬양인도를 했더라면 더 잘했을 것이라는 교만한 자랑이 가득했습니다. 그렇게 예배팀을 분석하고 판단하는 순간 저의 예배는 무너져 내렸습니다. 예배에 집중할 수도 없었고, 이후에 선포되는 목사님의 설교도 들리지 않았습니다. 결국, 저는 하나님과의 교제 가운데로 나아가지 못했고, 공허하고 쓸쓸한 외로움 속에 하루를 마무리 하게 되었습니다.

 

이처럼 교회 밖에 머물게 되면 우리의 신앙생활은 무너질 수 밖에 없습니다. 여러분이 교회를 판단하고 다른 성도들과 목회자들을 비난했을 때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이 있습니까? 그렇게 해서 하나님의 성품을 더 잘 알게 되고 하나님과 더욱 가까워질 수 있습니까?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우리는 하나님과 반드시 멀어지게 될 것입니다. 교회 공동체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하나님께서 주신 꿈과 비전, 그리고 부르심도 다 잊어버리게 될 것입니다. 이 세상 어디에도 우리들의 인간적인 생각과 기준을 만족시켜줄 수 있는 교회는 존재하지 않습니다. 그런 교회를 찾지말고, 내가 먼저 교회가 되어야 하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