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요즘 하나님의 은혜에 관한 설교를 몇 주 연속으로 했습니다. 목사로서 성경의 수 많은 본문을 가지고 말씀을 준비하고 묵상해왔지만, 그 모든 말씀이 우리에게 가르치고 싶은 것은 다름아닌 '하나님의 은혜'라고 생각을 합니다. 신명기의 말씀과 여호수아의 말씀을 보면 여러번 반복해서 기록되어 있는 말씀이 있습니다. 굳이 뭐 저렇게 자주 반복해서 같은 내용을 적어두는 것일까? 그렇게 여겨질 정도로 비슷한 내용이 참 많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과거의 그들 가운데 하셨던 하나님의 일하심과 은혜를 기억하고 기념하라는 것이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자녀 세대들에게 끊임 없이 하나님의 일하심과 은혜를 가르치고 유산으로 물려주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삶의 모든 것들이 당연하다고 생각합니다. 안타깝게도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에게는 절대 감사가 있을 수 없습니다. 우리가 보이지 않는 공기를 마시며 숨을 쉴 수 있는 것에는 감사하지 않습니다. 당연하다고 여기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그 공기가 미세먼지로 더러워져서 더 이상 편안하게 숨을 쉴 수 없게되면, 그것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조금은 깨닫게 됩니다. 코로나 시대를 겪으면서 우리는 많은 감사의 고백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9년의 우리의 삶과 현재의 우리의 삶은 너무도 다르기 때문입니다. 당연한 것은 단 한가지도 없음을 깨닫게 된 것입니다. 그러면 우리는 이제 우리들의 입술에는 감사가 넘치게 되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는 우리의 삶에 주어진 것들에 대해서 당연하다고 여길 뿐만 아니라, 삶의 경험을 통해 얻어졌던 당연하지 않음에 대한 감사까지도 쉽게 망각 해버리곤 합니다. 때로는 잊어버리는 것이 좋을 때도 있습니다. 엄마가 출산의 고통을 잊어버리지 않는다면, 절대 둘째를 낳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다른 것은 다 잊어버려도 됩니다. 그런데 감사와 은혜를 잊어버리면, 그것은 우리의 삶에 아주 해로운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왜냐하면 감사와 은혜가 없는 인생은 불평과 불만과 의심만 가득한 인생으로 가득차게 되기 때문입니다.
오늘은 아내를 통해서 한국에 계신 지인분께서 저희 가정이 생각난다고 하시며 찬양 한곡을 보내주셨습니다. 그 찬양을 무심코 플레이해서 들어보는데 그 가사가 너무나도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어서 일부분을 적어보려고 합니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 해가 뜨고 저녁에 노을, 봄에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내가 이 땅에 태어나 사는 것, 어린아이 시절과 지금까지, 숨을 쉬며 살며 꿈을 꾸는 삶,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오늘 캐나다는 3월인데도 불구하고 무려 21도까지 온도가 올라가며 따뜻한 봄날씨를 우리에게 선물로 주었습니다. 보통 캐나다는 4월말까지도 폭설이 오는 겨울이 이어지고 5월초가 되어서야 봄날씨가 오기 때문에 요즘과 같은 날씨는 큰 축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저는 오늘 하루가 얼마나 감사와 기쁨으로 넘쳤는지 모릅니다. 하나님께서 나에게 선물로 주신 오늘 하루를 마음껏 즐기고 기뻐했습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누군가에게는 그냥 재수좋은 날씨 좋은 날로 지나가게 되었을 것입니다.
저희 교회는 2020년 3월 코로나의 충격으로 큰 타격을 받았습니다. 작년 2월까지만 해도 교회에서 설날주일행사를 하면서 무려 120명의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식사를 하고 예배를 드리고, 또 설날행사로 즐거운 시간을 보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의 충격으로 많은 성도들이 귀국을 하게 되었고, 점점 저희 공동체의 사람들은 2020년 한 해 동안 줄어들었습니다. 2020년 저희 교회는 대부분의 시간동안 온라인 예배를 드려야만 했고, 2021년이 되어서도 이제 딱 두번의 오프라인 예배를 드렸습니다. 저희 교회의 예배가 시작된지 4년이 다 되었는데, 오히려 개척한지 3~4개월 정도 된 2017년의 가을 시점으로 돌아간 것과 같은 느낌이 들 정도입니다. 현실적으로 보면 저의 목회는 큰 위기상황이고, 또 주변의 많은 분들이 이제 곧 교회가 문닫는 것이 아닌가? 그런 이야기들도 하곤 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 모든 것이 하나님의 은혜이고 일하심임을 고백하게 됩니다. 저희 교회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큰 교회가 되어야만 하나님의 은혜와 일하심이 아니라, 어려움을 겪고 위기에 쳐한다고 해도 그것 또한 하나님께서 허락하신 은혜요. 일하심임을 고백합니다. 왜냐하면 저와 저희교회 공동체는 이 모든 시간과 과정을 통해서 하나님의 은혜와 일하심을 너무도 많이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그리스도인들은 하나님의 은혜를 먹고 산다고 생각합니다. 그 은혜를 기억하고 묵상하고 또 감사하며 평생 살아가는 것입니다. 우리 그 여정 한가운데 있는데 무엇이 위기이고 어려움 일까요? 오히려 은혜임을 고백합니다.
더 감사한 것은 제가 불평하고 불만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저의 입술과 삶을 통해서 하나님께 이 모든 것이 은혜라는 고백을 올려드릴 수 있다는 것! 이것이 진정한 하나님의 은혜요. 일하심이라 생각합니다.
절대 당연하고 재수좋은 삶은 없습니다. 하나님의 은혜입니다! 일하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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