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죽음을 준비하는 삶(2)

YKCC 2021. 4. 21. 12:09

지난 1편글에 이어서 두번째 이야기를 이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죽음에 대한 글을 적으려고 했던 이유는 목사라는 직업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인 저도 죽음에 대해서는 가능한한 피하고 생각하지 않으려고 하는 모습을 어느 날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저는 그동안 죽음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해보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죽음이 나와는 상관없는 단어라고 여기며 살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내가 혹은 내가 사랑하는 사람이 곧 죽음을 통해 나를 떠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 죽음에 대한 두려움과 공포심이 제 삶을 흔들어 놓기 시작한 것입니다.

 

다시 한 번 강조해서 말하지만, 우리 모두는 죽음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하며 준비해야 합니다. 

 

지난편에 적었던 마지막 부분을 그대로 가져와서 다시 읽어보며 글을 이어가고 싶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탁월한 방법으로도 엄마, 아빠의 죽음, 여동생 들의 죽음, 내 아내와 자녀들의 죽음에 대해서 준비할 수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내가 가장 먼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남겨질 우리 가족들, 자녀들을 생각할 때 도무지 어떤 준비의 방법도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냥 두려움과 공포만 느껴질 뿐입니다. 죽음은 그 어떤 세상의 방법으로도 이겨내거나 준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안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대하는 자세 입니다."

 

제가 함께 사역하는 멘토이자 저의 동역자이신 매튜 목사님이 계십니다. 제가 한인들을 위한 교회를 개척하기 원할 때 저를 전적으로 믿어주고 서포트 해주셨던 고마운 분입니다. 저희 둘은 정기적으로 만나서 서로가 감당하고 있는 사역들과 또 기도제목들을 나누고 서로를 위해 기도하는 시간을 가집니다. 어느 날은 매튜목사님이 한 가지 심각한 기도제목을 나누시며 저에게 기도해 달라고 했습니다. 교회의 성도중에 젊은 30대 가정이 있는데, 어린 자녀들이 셋이나 있는 가정이라고 합니다. 그런데 어느 날 갑자기 엄마가 치료할 수 없는 병에 걸리게 되었고, 임종이 곧 다가오고 있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리고 그 엄마의 임종 전에 병원을 방문해서 그 가족과 함께 예배를 드리며 기도했던 내용을 나누어 주셨습니다. 

 

매튜목사님은 곧 죽음을 앞두고 있는 엄마를 이렇게 위로하며 격려했다고 합니다. "어린 자녀들을 두고 떠나는 당신의 마음이 얼마나 슬프고 고통스러울지 알고 있습니다. 남편이 홀로 이 아이들을 어떻게 키울지, 또 엄마의 손길이 필요한 아이들을 누가 돌봐줄지.. 곧 떠나야만 하는 당신의 마음이 가장 아플 것임을 압니다. 그러나 이제 그 모든 걱정과 근심은 다 내려놓고 편히 가시면 좋겠습니다. 왜냐하면 이 자녀들, 그리고 남편의 앞으로의 삶은 하나님께서 지키시고 보호해 주실 것입니다. 또한 이 아이들은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서 사랑과 보살핌 속에 아름답고 건강하게 자라게 될 것입니다. 그러니 편안하게 하나님의 품으로 가십시오."

 

이렇게 매튜목사님께서 나눠주신 저 이야기를 통해서 내가 어떻게 하나님 안에서 죽음을 받아들여야 하는 완벽한 해답을 얻었습니다. 내가 이 세상을 떠날 때, 혹은 내가 사랑하는 가족 혹은 지인이 세상을 떠날 때, 저 스토리를 떠올리니 마음이 그렇게 편할 수가 없었습니다. 만약, 내가 아내와 자녀들을 두고 세상을 갑자기 떠난다고 해도 하나님이 나의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시고 보호하실 분임을 신뢰하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내가 소속되었던 교회 공동체 안에서 우리 자녀들과 가족들이 안전하고 거룩하게 살아갈 것이기 때문입니다. 이것만큼 안심이 되는 것은 그동안 찾아볼 수 없었습니다.

 

죽음에 대해서 조금 진지하게 생각을 하고 준비를 하게 되어서 일까요? 얼마 전에는 사랑하는 엄마와 막대 여동생에게 책을 한권씩 보내고 싶어졌습니다. 제가 개인적으로 존경하는 팀켈러 목사님의 책 중에서 두 권을 골랐습니다. 엄마를 위해서는 '죽음에 관하여', 그리고 여동생을 위해서는 '결혼에 관하여'라는 책을 선물로 보냈습니다. 앞으로 우리 부모님은 오래 사셔도 저와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이 30년을 넘지 못할 것입니다. 그래서 아들로서 언젠가는 부모님을 보내야만 하는 심정으로 그 책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감사한 것은 우리 가정은 모두 하나님을 믿는 사람들이고, 죽음에 대해서 각자가 하나님 앞에서 충분히 준비할 수 있는 성숙함이 있다는 것입니다.

 

저도 벌써 11살과 8살의 자녀를 둔 중년의 아빠가 되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부모님을 엄마라고 아빠라고 부르는 아들입니다. 얼마 전 저의 아들이 울면서 엄마 아빠 오래 살아야 한다고 하면서 엄마, 아빠 없이 못산다고 했던 그 말이 떠오릅니다. 왜냐하면 저도 엄마, 아빠가 없는 세상을 아직 한 번도 살아보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엄마 아빠가 없는 날을 상상만 해도 여전히 두렵고 무섭기만 합니다. 

 

그러나 이제는 더 이상 두려워 하지 않을 것입니다. 하나님 안에서 죽음을 진지하게 받아들이며 준비할 것이기 때문입니다. 사람들은 죽으면 끝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죽음을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에게는 죽음이 끝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뿐입니다. 하나님께서 우리에게 선물로 준비해 두신 하나님의 나라로 갈 시간인 것입니다. 우리는 모두 그곳에서 만나게 될 것입니다. 그리고 함께 영원토록 하나님을 찬양하고 경배하며 살아갈 것입니다. 오히려 이제는 그 날을 기대하고 소망하게 됩니다.

 

하나님은 언제나 제 삶에 신실하신 분이셨습니다. 하나님의 신실한 성품을 묵상할 때 죽음의 두려움을 이길 뿐만 아니라, 오히려 죽음 이후를 기대와 소망으로 바꾸기 까지 합니다. 이것이 죽음을 대하는 저의 방법이고 자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