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날 제 아들 시안이와 시은이랑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본적이 있습니다. 이제 고작 11살, 8살 된 아이들에게 무슨 죽음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냐고.. 이상하게 생각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제가 먼저 이야기를 꺼냈던 것은 "시안아 시은아 아마도 우리는 할아버지 할머니와는 그렇게 오래시간을 보내지 못할거야.." 그런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어린 시은이는 "그럼 엄마, 아빠도 죽어요?" 그렇게 말을 하더라구요. 그러자 시안이는 뭔가 이해를 하고 있었는지, "나는 엄마 아빠 없이 못살아요. 건강히 오래오래 사셔야 해요." 그러면서 금방 눈물을 흘리더라구요.
상상만 해도 참 무서운 생각이 듭니다. 만약 나와 아내가 일찍 죽어서 시안이와 시은이가 이 세상에서 아빠, 엄마 없이 살아간다면, 그것이 가능할까? 우리 아이들은 얼마나 슬프고 힘든 시간들을 보내게 될까.. 걱정도 하기도 전에 눈물부터 납니다. 어떻게 해서든지 건강히 오래오래 살아서 우리 애들이 성인되고 직장도 잡고, 좋은 사람 만나서 결혼도 하고, 그리고 자녀들도 낳아서 아름다운 가정을 꾸리는 것까지 보고 싶은 마음입니다. 그런데 그렇다고 내가 이 세상을 떠나면서 안심할 수 있을까요? 절대 그럴 수 없습니다. 자녀를 두고가는 부모의 마음은 다 똑같기 때문입니다. 부모는 죽을 때까지 아니 죽어서도 자녀의 걱정을 한다고 하자나요. 저희 엄마, 아빠를 보면 늘 자식들 걱정입니다. 이제는 손주들까지 신경쓰고 걱정해야 합니다. 혹시 다치지는 않을까? 학교에서는 잘 적응을 할까? 자식걱정을 넘어서서 이제는 손주들에게 신경이 쏠려 있습니다.
저는 목사이기 때문에 설교말씀을 준비하다보면, 피할 수 없이 자주 반복되는 주제가 있습니다. 바로 '죽음'입니다. 그런데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이 주제에 대해서 설교를 하거나 준비 해본 적이 없습니다. 아직은 젊고 죽음이라는 단어가 저에게 깊이있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얼마전에 문득 '죽음'에 대해서 묵상하고 생각하다가 엄마, 아빠 생각이 들었습니다. 만약 우리 엄마 아빠가 돌아가시고 이 세상에 계시지 않으면, 나는 어떻게 살 수 있을까? 저는 이미 중년의 나이가 되었고 꽤 성장한 자녀들이 있는데도 그런 생각을 합니다. 왜냐하면 저도 두려운 생각이 듭니다. 단 한번도 엄마, 아빠가 없는 삶을 살아본적이 없기 때문입니다. 그런 삶을 상상하기도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멀었으니까, 나중이니까, 그냥 무시하고 덮어두고 살았던 것입니다. 그런데 그러면 안된다는 생각을 처음으로 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은 모두 죽습니다. 이 세상의 삶이 영원할 것 같고, 내일이 당연히 주어진다고 생각하지만, 죽음은 갑자기 준비 할 시간도 여유도 없이 우리의 삶에 갑자기 찾아옵니다. 오늘이 될 수도 있고, 내일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런데 이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이 죽음에 대해서 깊이 있게 생각하려고 하지 않습니다. 마치 나하고는 상관없는 것처럼 여기고 태연하게 살아갑니다. 그리고 주변의 가까운 사람들이 죽거나 할 때, 잠시 아픔을 느끼면서도 다시 아무렇지도 않게 죽음에 대해서 잊어버리고 또 살아갑니다. 그러나 이 것은 잘못된 자세이고 태도 입니다. 우리는 어떤 방법으로든 죽음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 합니다. 어느날 갑자기 우리 엄마, 아빠가, 남편과 아내가, 자녀들이 우리의 삶에서 죽음을 통해 사라지게 될 수 있습니다. 아무런 준비도 없이 그 날을 맞이하게 되면 우리의 삶을 부서지고 망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저는 얼마전부터 진지하게 죽음에 대해서 준비하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한 가지 문제가 바로 발생하고 말았습니다. 이 세상의 어떤 탁월한 방법으로도 엄마, 아빠의 죽음, 여동생 들의 죽음, 내 아내와 자녀들의 죽음에 대해서 준비할 수가 없었습니다. 반대로 내가 가장 먼저 이 세상을 떠나게 된다면 남겨질 우리 가족들, 자녀들을 생각할 때 도무지 어떤 준비의 방법도 떠오르지가 않습니다. 그냥 두려움과 공포만 느껴질 뿐입니다.
죽음은 그 어떤 세상의 방법으로도 이겨내거나 준비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유일한 방법이 있습니다. 그것은 하나님 안에서 죽음을 준비하고 대하는 자세 입니다. 그 이야기를 2편에 이어서 적어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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