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엄마, 아빠, 그리고 사랑

YKCC 2019. 12. 19. 14:24

지난 4달 동안 요한일서부터 삼서까지 설교를 하고 있습니다. 이제 다음주면 요한삼서까지 모든 설교가 마무리 됩니다.

일부의 내용을 설교해본적은 있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자세히 읽고 묵상하며 이 편지의 전체를 깊이 생각해본적은 처음입니다. 같은 글을 읽어도 사람마다 느끼는 감정과 적용은 다를 수밖에 없습니다. 각 사람의 살아온 배경, 그리고 그 사람의 인격에 따라서 더 마음에 와닿는 내용이 있을 것입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이 편지글을 읽고 읽고 또 읽으면서 '사랑'이 깊이 느껴졌습니다. 이건 정말 완벽한 사랑의 책이다.. 그런 생각이 듭니다.

 

우리는 하나님을 아버지라고 부릅니다. 그 하나님 아버지께서 요한이라고 하는 사람을 통해서 세상의 곳곳에 흩어져 있는 모든 교회의 자녀들에게 쓰는 편지가 바로 요한일서부터 삼서까지 입니다. 이 편지를 읽어보면 "나의 자녀들아"라는 말이 수도 없이 등장합니다. 또 다른 표현으로는 "사랑하는 자들아"라는 말이 많이 등장합니다. 마치 부모가 자녀를 너무나 걱정한 나머지 이것저것 염려되는 것을 수도 없이 편지로 써내려갑니다.

 

저는 이 편지를 읽으면서 또 한가지 상상을 해보았습니다. 요한이 살았던 시대는 대략적으로 AD 1세기 입니다. 이 편지는 아마도 바로 달려가서 만날 수 없는 어떤 교회 공동체를 향해 쓴 편지일 것입니다. 이 편지를 쓰는 요한은 이 편지가 꼭 수신자 공동체에게 도착하길 원했을 것이고, 이 편지를 기다리던 교회 공동체도 손꼽아 이 편지를 기다렸을 것입니다. 이 편지를 받아서 기뻐하며 온 공동체가 이 편지를 읽어내려가면서 마음에 깊이 새겼을 것입니다. 또 다른 관점으로는 이 편지는 하나님 아버지께서 이 세상의 모든 교회 공동체의 자녀들에게 보내는 당부의 편지입니다. 신기하게도 이 편지는 읽으면 읽을 수록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이 더 깊이 느껴집니다. 이게 사랑인가 봅니다.

 

요한의 간절함과 하나님의 사랑을 묵상하다보니, 문득 육신의 아빠와 엄마가 생각이 납니다. 교회를 다니면서 많이 들었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여러분이 아빠가 되고 엄마가 되어 자녀를 키워보면, 그제서야 하나님의 사랑을 조금 더 깊이 깨닫게 될 것입니다" 정말 그렇습니다. 저도 아빠가 되어보니 이제 아빠가 되어 아들과 딸을 10년 정도 키워보니, 사랑이 무엇인지 조금은 깨닫게 됩니다. 조금이라고 표현하는 이유가 있습니다. 아직도 이 사랑을 다 이해했다고 말하기에는 제가 알고 경험한 사랑은 너무도 부족하기 때문입니다. 사랑은 절대로 거꾸로 올라가는 법이 없다고 합니다. 아빠, 엄마가 나를 사랑하는 만큼, 나도 나의 아들과 딸을 사랑한다는 뜻입니다. 하나님 아버지께서 나를 너무도 사랑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마음아프게도 내가 아빠, 엄마를 더 사랑하고, 하나님 아버지를 더 사랑할 수 없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그렇게 하나님 아버지도, 나의 아빠, 엄마도 그렇게 나만 사랑하십니다. 

 

종종 한국에 계신 부모님께서 이것저것 필요한 것을 사서 캐나다로 보내주십니다. 그 택배가 출발했다는 전화를 받게되면 나도 모르게 하루하루 우체국 아줌마의 문 두드리는 소리를 기다리게 됩니다. 그리고 그 박스가 도착하면, 온 가족이 박스 앞에 앉아서 풀어보면서 기뻐하고 즐거워 합니다. 아빠와 엄마가 소중하게 여러가지를 준비하고 포장해서 행여나 가다가 상하지 않도록 박스테이프도 수십번 감아서 얼마나 포장을 뜯기가 힘든지 모릅니다. 이것이 사랑입니다.

 

우리에게 한 가지 큰 선물이 있다면, 이 사랑을 내가 생각하고 또 생각하면 할 수록 더 따뜻하고 깊어집니다. 하나님의 사랑도 부모님의 사랑도 더 깊이 깨달아 알아지기를 원합니다.

 

오늘은 잠이 들기전에 아빠와 엄마, 그리고 하나님을 많이 생각하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적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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