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일서의 말씀을 보면 '사랑'이라는 단어가 수도 없이 반복되서 나옵니다. 사랑에 대해서 깊이 묵상해본다면, 사랑을 어떻게 정의 내리고 이해할 수 있을까요? 저는 개인적으로 사랑만큼 복잡하고 이해하기 어려운 것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각 사람이 가진 삶의 상황과 환경에 따라 사랑은 너무도 다양하게 해석되고 받아들여지기 때문입니다. 누군가에게는 사랑은 달콤한 것이지만, 누군가에는 지겹고 무섭고 전쟁 같은 것일 수 있습니다. 사랑이 쉬울까요? 아니요. 저는 오히려 어렵다고 말하고 싶습니다. 누군가를 사랑한다는 것? 그것만큼 어려운 것은 이 세상에 없음이 분명합니다.
하나님께서는 우리들에게 서로 사랑하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서로 사랑하는 가운데 하나님의 사랑을 그 안에서 발견하게 된다고 말씀 하십니다. 그런데 서로 사랑하는 것은 참으로 어렵습니다. 특별히 우리가 속한 교회 공동체 안에서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는 것은 더욱 어렵습니다. 그런데 말씀에 보면, 지속적으로 서로 사랑하고 말씀하고 있습니다. 분명히 이 과정속에 하나님은 무언가를 비밀처럼 숨겨두신게 아닌가 생각이 듭니다. 우리가 쉽게 발견 못하도록 말입니다.
저는 대학청년 시절에 굉장히 아름다운 교회 공동체를 만났습니다. 23살의 어느날 방문했던 교회에서 4년 동안 200여명과 함께 하는 시간을 보냈습니다. 우리는 함께 예배했고, 함께 기도했습니다. 그 공동체 안에서 저는 많은 단기선교여행을 준비하고 기획하고 다녀왔습니다. 남는 시간이 있으면 교회에 가서 놀았습니다. 교회의 모든 모임이 즐거웠고 행복 했습니다. 그 공동체가 좋았던 이유는 그 시간 그 장소에서 함께 했던 사람들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시간이 많이 흘렀습니다. 다들 결혼하고 가정을 꾸리고 이제는 30대 후반 40대 중반의 엄마 아빠가 되어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 공동체를 떠나고 10년이 넘게 지났습니다. 여전히 그 시간 그 장소 그 사람들이 생각 납니다. 그 공동체에서 저는 하나님의 사랑을 배웠습니다. 꽁꽁 숨겨져서 다른 사람들은 잘 모를 그 사랑을 차고 넘치도록 경험했습니다. 그 사랑이 마치 저에게는 첫사랑과 같아서 잊을 수가 없습니다. 그 이후에 경험되는 다른 공동체에서의 사랑과 경쟁을 하고 싶을 정도 입니다.
이 첫사랑을 다시 경험하고 싶어서 현재의 교회에서도 그 사랑을 조금씩 쌓아가고 있습니다. 그런데 벌써 우리가 나이가 들어서 일까요? 조금 딱딱해져서 그럴까요? 열정이 식어버린 것일까요? 2년반이 지난 지금까지 별로 사랑이 느껴지지 않습니다. 하나님의 사랑을 언제 느껴봤는지 기억이 안날 정도 입니다. 혹여나 이렇게 미지근한 공동체로 남을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아니면 제가 누군가의 사랑을 받을 준비가 안되어 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나님께서 교회 공동체에 주신 특권, 우리가 그것을 사용하게 되기를 바랍니다. 우리 교회 공동체 안에서 차고 넘치는 아름다운 하나님의 사랑이 경험되어지길 소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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