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안정감

YKCC 2019. 7. 27. 11:56

오늘은 어떤 주제를 가지고 글을 쓰기 보다는 마음에 불쑥 찾아온 불안감을 적어봅니다.

 

캐나다에 온지도 2년이 넘었습니다. 빠르다면 빠르고 느리다면 느린 시간이었습니다. 아이들이 학교와 이 지역에 잘 적응했고, 아직도 한참 멀었지만 교회도 조금씩 안정되가고 있는 분위기 입니다. 아무것도 없이 캐나다에 와서 많은 것들이 안정되고 자리를 잡기 시작합니다. 내 집에서 편하게 살며, 좋지는 않지만 내 차를 끌며, 맑은 공기와 우리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 수 있는 공원, 수영장 등이 너무도 잘 되어있습니다. 복잡하지 않으면서도 편리한 도시에서 살며, 언제든 놀러갈 수 있는 아름다운 곳들이 사방에 펼쳐져 있습니다. 3~4명이 우리집 거실에서 교회를 시작했다가 이제는 마음껏 사용할 수 있는 멋있는 교회건물이 있고,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사무실도 있습니다. 매 일요일 마다 예배 드리기 전 점심시간이면 수십명의 아이들과 어른들이 함께 밥을 먹고 웃고 떠들도 노는 광경이 참 행복합니다. 그나마 불안정 하던 저의 신분과 교회의 신분까지도 공식적으로 캐나다 교회와 교단에 온전하게 소속되었습니다. 이렇게 많은 좋은 것들이 제 삶에 있지만, 그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은 저녁 7시반 정도에 뒷마당의 텃밭에 있는 야채들에게 물을 주며 1시간 정도 맑은 공기를 마시며 앉아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여전히 제 삶은 불안정 합니다. 불평이라고 보일 수도 있겠지만, 불쑥 찾아오는 불안감이 참 많이 있습니다. 늘 부족한 통장의 잔고를 보면서, 내년이면 만료되어 또 다시 연장해야 하는 비자의 상황, 영어공부를 해서 빨리 영주권을 진행해야 하는 조바심, 리더로서 감당해야 하는 부담스러운 책임과 의무, 더 안정된 삶을 살고 싶어하는 욕심이 몰려 옵니다. 무엇보다 지금 내가 누리고 있는 행복한 것들이 내 삶에서 언제든지 없어질 수 있다는 생각은 더욱 불안감을 가져 옵니다. 

 

"당신의 안정감은 어디에 있습니까?" 라고 과거에 친했던, 지금은 호주 시드니에 살고 있는 형님이 물은적이 있습니다. 거의 12년 전 이야기 입니다. 그 당시에 저희 가정과 그 형님 가정은 뉴질랜드에서 만났고, 참 하나님 안에서 행복한 교제를 했었습니다. 다른 것은 다 기억이 나지 않지만, 그때 하셨던 저 말은 잊을 수가 없습니다.

 

오늘도 다시 한 번 하나님께 안정감을 두기로 결정 해봅니다. 우리의 안정감은 하나님께만 있습니다. 이 세상의 그 어떤 것도 나의 삶에 안정을 줄 수 없음을 인정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