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좀 더 따뜻한 사람되기.

YKCC 2018. 6. 1. 10:31

목회자로 살면서 가장 힘든 일은..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오해하고 나름의 주관적인 해석으로 나를 평가할 때 입니다.

나는 누군가를 열심히 대하고 열정을 다해서 나의 시간과 마음을 쏟았지만, 돌아오는 반응은 실망했다.. 별거 없더라.. 목사가 왜그래..

뭐 이런 반응이 올 때마다 목회에 대한 회의가 들고, 내가 목사로서 얼마나 더 버틸 수 있을지 의문이 들 때가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랜시간 동안 다른 사람과의 관계에 대해서 고민하고 생각하면서 몇 가지 나만의 대처방법을 적어봅니다.
또한 무엇보다 소문에 대한 나름의 정리를 해보았습니다.

 

1. 목회자는 신이 아닙니다.

 

성경에는 수 많은 위대한 선배님들이 스토리가 기록되어있습니다. 교회에 오래 다녀본 사람들은 지겹게 이런 이야기들을 많이 들었을 것입니다. "다윗과 같이 하나님의 마음에 똑 드는 사람이 되라. 다니엘과 같은 믿음을 가져라. 사도바울과 같이 복음을 위해 목숨을 걸어라." 그러나 안타깝게도 성경이 우리에게 주신 메시지는 이런 내용이 아닙니다. 우리는 성경에 등장하는 영웅들을 본 받는 것이 아니라, 그들과 함께 했던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

 

목회자도 마찬가지 입니다. 목사라고 전도사라고 다른 사람들보다 초월적인 신앙과 믿음, 그리고 타고난 성품과 인성이 있는 것이 아닙니다. 그저 하나님의 부르심을 빼면 아무것도 아닌 보잘 것 없는 존재들일 뿐입니다. 그런데 이런 존재들에게 목회자라는 타이틀을 붙여 얼마나 수준높은 기준을 요구 하는지 모릅니다. 우리가 봐야할 것은 목회자의 모습이 아니라, 목회자와 함께 하고 있는 하나님을 보는 것입니다. 그러면 건강하지 못한 기대와 실망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2. 소문실명제(직면)

 

온누리교회 이재훈 목사님께서 오래전에 설교를 하시면서 '소문실명제'를 하라고 말씀 하셨습니다. 아마도 교회안에 떠도는 출처가 없고 검증되지 않은 소문들로 인한 갈등과 어려움을 잠재우기 위함이었을 것입니다. 우리는 비겁한 사람들입니다. 나의 생각과 의견을 솔직하게 말하기 보다는, 어디서 들었다고 말하거나 누구한테 들었다는 핑계를 대며 나의 의견을 전달합니다. 그러나 이것은 비겁하고 악한 것입니다. 사단은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고, 직면하지 않는 비겁함을 이용하여 공동체와 관계를 무너뜨리게 됩니다. 여러분의 입을 사단의 도구로 내어주지 마십시오. 직면하고 솔직하십시오. 누군가에게 상상을 할 불편함을 제공하지 마십시오.

 

3.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삶의 바운더리가 명확한 사람입니다. 제 언어로는 누군가를 배려하는 센스가 있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누군가가 나의 바운더리를 넘어 들어올 때, 불쾌해지고 힘들어 집니다. 그리고 그 바운더리를 지속적으로 넘는 사람들에게 칼같이 나의 기준을 내세우며 관계에 긴장감을 유발시킵니다. 결국, 제가 얻는 것은 불편해진 관계 뿐입니다. 그렇다고 제가 할 수 없는 일들을 상대의 바운더리에 맞추며 살 수는 없습니다. 저는 여전히 나만의 바운더리를 지킵니다. 그러나 저에게 달라진 것은, 더 따뜻해지기로 한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에 대해서 경계하고 긴장하고 있다면, 한걸음 먼저 다가가는 연습을 해보려고 합니다. 저에게는 너무도 어려운 일입니다. 한번도 그렇게 해본적이 없습니다. 그러나 이제 해보려고 합니다.

정리하면, 목회자는 신도 아니고 완벽한 사람도 아닙니다. 그래서 어떤 불편한 소문이나 이야기를 듣게되면 마음 아프고 힘들어집니다. 나와 기질적으로 잘 맞는 사람과는 잘 지내지만, 나와 다른 성향의 사람과는 불편해지고 긴장감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이제부터 많은 사람들을 아우를 수 있는 '따뜻함'이라는 무기를 장착 해보려고 합니다.

 

좀 더 따뜻한 사람이 되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