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도미니카 공화국을 다녀와서..

YKCC 2023. 4. 6. 12:29

저는 2006년에 처음 교회에서 중국으로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그 이후로도 2015년까지 거의 매년 빠짐없이 여러 선교지를 방문해왔습니다. 2006년에 다녀온 인도에서 만난 한 선교사님의 삶을 바라보면서.. 나도 저런 삶을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했었습니다. 이 세상에서 그 무엇보다 가치있게 사는 것이 복음을 전하는 선교사의 삶이라 생각했습니다. 무엇보다 아무런 소망없이 살아가는 가난하고 학대받고 교육받지 못하는 어린이들을 위한 학교를 세우겠다는 비전을 품어왔습니다. 그런데 언제부터인가 저는 그 비전을 잊어버렸습니다. 가정을 꾸리고 자녀를 낳아 기르면서 하루하루 먹고 사는 것에 허덕거리기 바빴습니다. 주어진 교회사역에는 목숨을 걸면서도 정작 선교지에 학교를 세우고자 하는 비전을 놓고 기도 한 번 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일까요. 마음 한 구석에 빚진 마음이 있어서 컴패션을 통해서 조금씩 재정 후원을 하면서 나는 그래도 후원하는 사람이라며 마음의 짐을 덜어내었습니다.

 

저희 교회는 5년 넘게 도미니카 공화국의 어린이들을 후원 해왔습니다. 오래전부터 직접 이 아이들을 방문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습니다.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하고 함께 맛있는 것도 먹고, 그 아이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직접 경험하기를 원했습니다. 안타깝게도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이 발생하면서 이 계획은 계속해서 미뤄져왔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저희 교회는 16명이 팀을 이루어서 지난주에 도미니카 선교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8년만에 방문한 선교지였습니다. 33살에 방문했던 인도네시아 롬복이 저의 마지막 선교지 방문이었습니다. 그동안 나이가 너무 들었고 늙은 것일까요? 현지에서 경험한 열악하고 눈물날 만한 현장들을 많이 보았음에도 5일차 일정까지 저는 전혀 저의 마음 가운데 아무런 감동을 느끼지 못했습니다. "뭐 다른 선교지와 비슷하네. 내가 갔던 다른 곳이 더 심각하네. 이렇게 도움이 필요한 곳은 많은데, 우리가 다 할 방법은 없지" 오히려 점점 피곤해지면서 빨리 캐나다로 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날 사역으로 가게 된 유치원에서 하나님께서는 저의 마음을 흔들어 놓았습니다. 지난 4일동안 경험한 곳들보다 가장 안정적이고 쾌적한 환경의 유치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저는 3~5살 아이들을 보면서 갑자기 눈물이 핑 돌았습니다. 그리고 제 마음 한 구석에 숨겨져 있었던 저의 비전이 다시 한 번 떠올랐습니다. 거의 20년을 잊어버리고 있던 하나님께 받았던 비전을 하나님께서 다시 깨우쳐 주셨습니다. 그날 사역을 마치고 숙소로 돌아와 계속해서 스스로에서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저 아이들이 유치원을 졸업하면 갈 수 있는 학교가 있을까? 저 아이들을 위해서 초등학교를 세우면 좋지 않을까? 유치원에 고작 20명 밖에 다닐 수가 없는데, 땅과 건물을 지어서 더 많은 어린이들에게 혜택을 줄 수 없을까? 도미니카 공화국에 땅을 사고 건물을 지으려면 돈이 얼마나 필요할까? 함께 섬길 선생님들이 필요할텐데 어떻게 찾아야 할까?"

 

저는 지금부터 하나님께서 저에게 다시 생각나게 하신 비전을 실행해보려고 합니다. 5년 후, 10년 후에 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상황이 되고 여유가 되면 시작한다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바로 시작할 것입니다. 이 비전과 사역에 함께 기도와 재정으로 도와주시기를 요청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