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fo./Pastor's Column

우리는 진정한 교회인가?(1)

YKCC 2022. 7. 31. 06:26

오늘은 진정한 교회의 의미를 돌아보는 글을 적어보려 합니다. 당신은 '교회'라는 단어를 어떻게 정의하고 계신가요? 많은 분들이 교회를 생각할 때 건물을 생각합니다. 교회는 예배당에 모여서 예배드리는 곳이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성경적으로 교회는 '에클레시아'라는 헬라어로 밖으로 부르심을 받은 사람의 무리들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마디로 구별되어 하나님의 자녀로서 예배하는 공동체를 뜻합니다. 교회는 건물이 아니라 하나님을 주로 고백하는 우리들을 뜻하는 것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이처럼 건물 중심의 교회를 생각할 때 우리는 교회의 진정한 의미를 쉽게 잊어버립니다. 그저 개인이 매주 일요일에 교회 건물로 들어와서 예배를 드리면 그것이 교회라고 생각하는 것입니다. 그러나 진정한 교회는 사도행전에 등장하는 초대교회의 모습처럼 어느 공간과 장소에 상관없이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먹고 마시고 교제하고 떡을 떼고 말씀과 기도에 전념하는 그 모든 모임과 행위들을 진정한 교회의 모습이라 할 수 있습니다.

 

얼마전에 저희 교회 집사님들과 성경공부를 하던 중에 '지상의 교회는 어차피 안전하지 않아!'라는 주제로 책을 읽고 나눔을 했습니다. 나들목 교회 김형국 목사님의 '교회안의 거짓말'이라는  책의 한 챕터였습니다. 그런데 그 내용 중에서도 굉장히 저의 마음을 울리는 한 문장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문장은 저의 지금까지 목회활동을 심각하게 돌아보게 하는 귀한 터닝 포인트가 되었습니다.

 

"주일에 예배만 드리고 사라져 서로에게 어떤 일이 있는지 알 턱이 없다면, 그런 사람들을 교회라고 부르기는 어렵습니다"

 

저는 지금까지 저의 목회가 현 시대에 맞게 잘 셋팅되어지고 자리잡고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저의 목회는 총체적으로 누군가가 편안하게 교회에 드나들고 불편함이나 갈등의 감정을 최대한 느끼지 못하도록 하는 '부담이 없는 교회'의 모습이었습니다. 모임을 최소화 하고 각자 자신의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을 묵상하고 하나님의 말씀에 따라 씨름하며 살아가는 성도들이 되기를 원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목회의 방침은 결국 교회 안의 성도들이 서로 깊은 수준의 관계성으로 나아갈 수 없게 만들었습니다. 왜냐하면 주일에 모여서 예배 드리지만, 누구도 자신의 솔직한 삶의 문제들을 오픈하지 않고 웃고 떠들다가 교회를 나서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우리는 주중에 서로가 무엇을 하는지, 어떤 생각과 어떤 고민이 있는지 전혀 모른채 다시 다가오는 주일에 얼굴만 볼 뿐이었습니다. 심지어 우리는 주중에는 서로 연락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렇습니다. 우리는 모두 각자의 삶이 매우 바쁩니다. 직장에 다니고 학교에 다니고 쉽지 않은 이민생활 가운데 하루하루를 겨우 이겨내며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교회 안에서 누군가와 불편한 이야기를 하고 갈등이 생기고 큰 소리가 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습니다. 힘들고 슬픈 일이 있어도 괜찮은 척 했고, 누군가와 불편함이 생기고 갈등이 생겨도 그냥 무시하거나 넘어가 버렸습니다. 결국 우리는 겉으로는 아무런 문제가 없고 건강하고 아름다워 보이는 교회 공동체 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나름의 선을 그어두고 그 선을 넘어오지 않도록 철저하게 자기 방어적인 교회생활을 해오고 있었던 것입니다.

 

이런 교회의 모습이 계속 지속된다면 우리 교회는 어떻게 될까요? 불편함이나 갈등이 발생되면 누구든 쉽게 교회를 떠나게 될 것입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는 하나님의 복음안에서 그 어려움과 갈등을 풀어내고 씨름할 능력이 조금도 없기 때문입니다. 그래서일까요. 우리는 모두 다른 사람들과 적당히 관계하고 적당히 오픈하면서 마치 이것이 현시대에 맞는 새로운 교회의 모습이라고 착각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김형국 목사님의 강의를 듣다가 목사님께서 표현한 '독서실 교회'라는 의미를 다시 생각해보게 됩니다. 교회에 사람들이 모여서 함께 예배드리지만 우리는 마치 독서실에  칸막이가 쳐져있는 각자의 책상에 앉아서 예배를 드리고 옆이나 뒤에 누가 있는지는 상관하지도 않은채 예배를 마치고 바로 독서실 문을 나서듯이 집으로 돌아가게 되는 것입니다. 우리는 독서실을 다니면서 다른 사람의 얼굴과 이름을 모르고 누구와도 대화하지 않습니다. 그런데 이런 독서실의 모습이 교회 안에서 그대로 나타나고 있는 것입니다. 같은 교회를 다니지만 얼굴과 이름을 모르고, 같은 교회에 다니지만 연락처가 없고, 같은 교회에 다니지만 대화를 하지 않는 그런 교회가 되고만 것입니다. 

 

그럼 이제 우리교회는 어떻게 변화해야 할까요? 서로의 밑바닥이 드러나고 관계의 불편함과 갈등이 시작되도록 교회 안에서 더 많은 모임을 만들어야 합니다. 구체적인 적용점은 두번째 이야기에 이어서 적어보도록 하겠습니다.